75명 공동서한 "미 인권의 수치…수감자도 39명만 남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테러범 수용소로 악명높은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를 즉시 폐쇄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75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남아있는 39명의 수감자를 석방 또는 연방 법원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관타나모 수용소가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황폐해진 상태로, 유지 비용도 많이 드는 데다 특히 지난 20년간 인권적 측면에서 미국의 수치와도 같은 시설이 돼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용소를 운영하는 데 연간 5억 달러 이상, 수감자 1명당 무려 1천300만 달러가 소요된다"며 "수용소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미국의 국제적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것이자 인권과 법치를 옹호하는 미국의 능력 역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관타나모는 그동안 약 800명의 수감자를 수용했으나 지금은 39명만 남아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노쇠하고 병약한 상태"라고도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연 시설이다.
그러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가혹한 고문과 심문이 비밀리에 자행되고 기소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채 용의자들을 수년간 구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권 침해 논란이 계속 제기돼왔다.
부시 정권 이후 들어선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추진했으나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됐고,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 후 수용소 폐쇄를 다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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