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과 미국이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 중인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련 제재법안에 대해 "'동투르키스탄' 테러세력을 부추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6일 중국 공안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공안부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안'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 법안은 미국 당국이 승인하지 않은 신장지역 생산품의 미국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수입하려면 해당 제품에 대해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입증하도록 했다.
공안부는 "미국 등 서방은 오랫동안 중국의 신장 관리조치를 제멋대로 모함했으며, 반(反)테러 업무를 민족·종교·인권과 연계시켰다"면서 "(해당 법은) 신장으로 중국을 제압하고, 테러로 중국을 억압하려는 움직임의 업그레이드"라고 봤다.
이어서 미국이 비판하는 소수민족 대상 대규모 체포, 가혹한 형벌, 첨단기술을 이용한 감시 등에 대해 "근거 없는 날조"라면서 "중국의 관련 인사와 단체를 제재하고 내정에 간섭하려는 것으로,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안부는 특히 "미국이 정상적인 범죄 예방·단속 조치를 '인권 침해'로 모함했는데, 실제 의도는 '동투르키스탄' 테러세력을 부추겨 신장지역에서 분열과 소요를 선동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종 위법·범죄 활동을 법에 따라 확고히 단속하고, 신장의 안전과 발전이익을 결연히 지킬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제 인권단체들은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 약 100만 명이 강제 수용돼있으며, 중국이 이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한편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한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중국 당국은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직업교육 시설이며, 교육생들이 이미 '졸업'했다고 맞서왔다.
신장지역 관련 논란은 미중간 오랜 갈등 지점이었는데, 최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지역 정세 불안에 따라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인접한 아프간에서 이슬람 세력 탈레반이 신장지역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중국 내 테러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28일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나 "ETIM은 중국 국가안보 등에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탈레반이 ETIM 등 모든 테러단체와 철저히 선을 긋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선포한 후 이 지역 안보 형세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골칫거리 제조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떠넘기기 대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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