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로톡 치닫는 갈등…공정위 조사에 속도

입력 2021-08-08 06:11  

변협-로톡 치닫는 갈등…공정위 조사에 속도
본부 이첩해 조사…사업자단체 여부·공정거래 저해성 등 쟁점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간 갈등이 커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사건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변협을 신고한 사건에 대해 공정위는 두개 과에 나눠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변협이 지난 5월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하도록 광고 규정을 개정하자 로톡은 변협이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애초 이 사건은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접수됐으나 공정위는 해당 사안이 전국의 모든 변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무게감이 상당하다고 보고 사건을 본부로 이첩해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우선 변협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정의에 부합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사업자단체는 둘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경제적인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만든 결합체 또는 연합체를 의미한다. 단순한 친목, 종교, 학술, 연구, 사회활동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는 사업자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변협이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걷어 운영되는 점,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로 개업하려면 변협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변협이 사업자단체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도 홈페이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변협을 사업자단체의 예시로 들고 있다.



공정위가 변협을 사업자단체로 인정한다면 변협의 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와 '사업 활동 방해 행위'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하자고 합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도 안 된다. 광고활동, 영업일·영업시간, 영업의 종류·내용·방법, 점포·영업소의 신설 또는 이전, 원재료의 구입·배분행위 등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가는 "공정위가 변협이란 조직의 단체성, 가입과 탈퇴의 가능성, 변협이 가입자들에게 가한 제한의 정도나 수준이 법률 시장에서의 공정거래를 저해하는지 등 세 가지 요소를 따져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협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도 쟁점이다.
이 법 6조에 따르면 사업자단체는 법령에 따르지 않고는 그 사업자단체에 가입한 사업자에 대해 표시ㆍ광고를 제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즉 변협의 행위가 변호사법에 근거한 것인지를 가리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2006년 이후 공정위가 표시광고법 6조를 적용해 제재를 가한 적이 없어 공정위의 판단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공정위가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법 위반 행위가 있다고 판단하면 변협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게 된다.
다만 통상 공정위의 사건 처리 소요 시간을 고려할 때 로톡 사건 또한 결론이 가까운 시일 내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o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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