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팬데믹 우려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했던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번 올림픽 기간 발생한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대회 도중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 망명 사건을 가장 먼저 꼽았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예정에 없던 1천600m 계주 출전을 두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로 귀국 항공편에 태워질 뻔했으며, 이후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해 준 폴란드로 떠났다.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있는 가족이 자신의 귀국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해 망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정신적 압박감을 호소하며 단체전 경기 등을 중도 기권했던 미국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24)가 대회 막바지 평균대 결선에서 값진 동메달을 딴 것도 언급했다.
당초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에 걸린 금메달 6개를 석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바일스는 "나를 위해 해냈다"며 "한 번 더 시합에 참여해 경쟁을 펼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끝장 승부 대신 공동 금메달을 택한 육상 남자 높이뛰기 선수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보여준 우정도 관중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있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바심은 감독관에게 "공동 금메달도 허용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감독관이 고개를 끄덕이자 두 선수는 손을 꼭 맞잡으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이밖에 신규 종목인 스케이트보드 등에서 보여준 10대 선수들의 반란, 58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자체 최고의 성적을 낸 개최국 일본의 성과 등도 이번 올림픽 명장면으로 뽑혔다.
또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여자 단식 3회전 탈락, 남자 육상팀을 포함한 이탈리아 선수단의 선전 등도 도쿄올림픽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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