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야당 출마 막아…미국·EU "모든 신뢰 잃었다"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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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오는 11월 니카라과 대통령 선거에서 5선에 도전하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야권 탄압을 멈추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르테가 대통령과 영부인 겸 부통령 로사리오 무리요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대선 과정과 결과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니카라과 상황에 외교적·경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다른 민주 국가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지난 6일 오르테가 정권이 주요 야당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은 데 따른 것이다.
니카라과 선거 당국은 야당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이 정당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대선 참여를 봉쇄했다.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은 우익 반군 '콘트라' 출신의 오스카르 소발바로와 2017년 미스니카라과 출신 베레니세 케사다를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오르테가의 당선을 저지할 계획이었다.
니카라과 당국은 이미 지난 4일 케사다를 가택에 연금하고 공직 출마를 금지한 바 있다.
1979년 좌익단체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고 친미 정권을 축출한 후 1979∼1990년, 이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인 75세 오르테가 대통령은 대선 후보 등록 전인 지난 6월 초부터 대선 경쟁자 제거에 몰두했다.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의 딸이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명의 대선주자를 체포했다. 인권운동가, 사업가, 학생단체 대표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반역 등의 혐의를 쓰고 붙잡힌 야권 인사들은 30명이 넘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야권 탄압을 강하게 규탄하며 연이어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일 니카라과 정권 주요 인사의 가족 50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고 미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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