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조직 CJNG, 미초아칸주 무장 충돌 관련 보도에 불만 표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 카르텔이 언론의 보도 행태에 불만을 제기하며, 한 보도채널의 여성 앵커를 향해 살해 위협까지 가했다.
9일(현지시간)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영상 메시지가 등장했다.
영상 속에선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역시 얼굴을 가리고 중무장한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CJNG 두목인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멘초'의 메시지를 낭독한다.
이 남성은 밀레니오와 엘우니베르살, 텔레비사 등 멕시코 주요 언론들을 거론하며 현재 미초아칸주에서 CJNG와 다른 무장 조직이 벌이는 충돌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CJNG와 싸우고 있는 조직을 언론들이 '자경단'이라고 지칭하지만, 사실 "자경단 옷을 입고 있는 마약 범죄자들"이라며, 언론들이 이 조직에 뇌물을 받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난 표현의 자유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공평하게 보도하라"고 촉구했다.
이 남성은 특히 보도채널 밀레니오의 앵커인 아수세사 우레스티를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내가 여성살해범으로 몰린다고 해도 당신이 어디에 있든 찾아내 했던 말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멕시코 대통령실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해당 매체와 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CJNG는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공포의 대상인 마약 조직이다. 지난해 멕시코시티 경찰 수장을 노린 과감한 총격을 저지르는 등 경쟁 조직은 물론 군경을 상대로도 잔혹한 범죄를 서슴지 않는다. 두목 엘멘초에게는 미국 정부의 현상금 1천만 달러(약 114억원)가 걸려있다.
CJNG 외에도 200개가 넘는 조직이 각종 범죄를 일삼는 멕시코에선 언론인들을 노린 공격 역시 드물지 않다.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한 비정부기구 '아티클19'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멕시코에서 업무와 관련돼 살해된 언론인들은 141명에 달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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