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분석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중국 통화정책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낮춰왔다.
한은은 이런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가 한국 무역과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우선 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절하) 중국의 선진국 수출이 증가하고, 한국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73%(2005년 8월∼2017년 12월 평균)에 이를 정도로 두 나라 간 무역구조는 '수직적'이다.
금융 시장에서는 중국 금리 인하로 위안화가 절하되고 중국 자산 수익률이 낮아지면, 중국의 투자자금은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절상되고 수익률이 높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중국에서 유출된 투자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흘러들면 채권 수익률(금리·이자율)이 떨어지고, 우리나라 이자율이 하락한 만큼 기업들의 미래 수익에 대한 현재가치는 커져 국내 주식시장으로도 글로벌 투자자금이 들어온다.
물가 측면에서는 세계 원유·원자재 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결국 한국의 물가에도 상승 압력이 된다.
조유정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과장은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무역 경로뿐 아니라 금융 경로를 통해서도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하지만 중국이 기술자립을 위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 투자를 늘리고 차세대 통신과 신소재 등 신흥산업을 육성 중인 만큼 앞으로 한·중간 무역구조 변화와 함께 중국 통화정책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파급 경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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