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국내외 상황 따라 정책 강도 조절"

입력 2021-08-10 12:11  

중국 인민은행 "국내외 상황 따라 정책 강도 조절"
코로나 전 통화정책 복귀 자평…코로나 재확산 속 경기둔화 대응 예고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국의 통화 정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중국 안팎의 경제 여건에 따라 통화정책 강도를 섬세하게 조절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10일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밤 발표한 '2분기 통화정책 집행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통화정책 강도는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상시적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거시정책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인민은행은 비상시기의 정책을 평상시기의 정책으로 돌리는 출구전략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중국 안팎의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른 부담 요인이 존재한다면서 '온건한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속에서 정책 강도를 유연하게 조절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변화하고 외부 환경도 더욱 엄중·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 회복 역시 아직 안정적이지 않고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신념을 갖는 동시에 어려움을 직시하고 높은 질적 발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온건한 통화 정책을 더욱 유연하고 정밀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 상황과 물가 추세를 바탕으로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잘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초래된 경제 충격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둔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부양책에서 벗어나 다시 부채 감축 등 장기적으로 자국 경제의 위험 요인을 걷어내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 허난성 일대 폭우로 이어진 기상 이변, 코로나19의 전국적 재확산 등의 여파 속에서 하반기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PMI는 7월 50.4를 기록해 코로나19 유행의 충격이 가해진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나는 등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는 중국의 경제 회복력이 시장의 전망보다 빠르게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업데이트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8.4%보다 0.3%포인트 낮은 8.1%로 내렸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9일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1조위안(약 177조원)의 장기 자금을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에 다시 지준율 인하 정책 카드를 꺼내 경기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생산자 물가를 중심으로 물가가 급속히 올라 제조업 분야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 흐름이 빨라지고, 중국 내 코로나19까지 재확산하면서 중국 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물가는 상승하고 성장은 둔화해 정책 결정자들은 딜레마에 처해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더욱 악화했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더 많은 혼란을 야기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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