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우크라 부총리, 자국에 미군 방공미사일 배치 요청

입력 2021-08-1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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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우크라 부총리, 자국에 미군 방공미사일 배치 요청
"러시아가 병합 크림반도에 핵무기 배치 추진" 주장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미군 방공미사일을 배치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임시 피점령지역(크림) 담당 장관인 올렉시이 레즈니코프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안보정책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 대표 글렌 호워드와의 면담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레즈니코프 부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안보 분야 사업 목록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선 방공시스템 전력이나 이를 운용할 미군 부대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갈수록 강화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이유로 들며 이같이 요청했다.
레즈니코프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크림으로의 핵무기 배치를 겨냥한 러시아의 행동을 특별히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크림을 근거지로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의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발칸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를 우회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경유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참여하는 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줄 것도 주문했다.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완공될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가동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기존 가스관을 폐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받아오던 연 20억~30억 달러의 통과 수수료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자국 소비용 가스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 건설에 반대하며 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제재를 가했던 미국은 지난달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꿔 가스관 완공을 승인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가스관 건설이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어 제재를 통한 저지가 어렵게 됐고, 가스관 건설에 계속 반대할 경우 유럽의 핵심 동맹인 독일과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미국의 전격적 입장 변화에 불만을 표시하며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레즈니코프 부총리의 미국 방문은 이달 말로 예정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이루어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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