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사 "무력 통해 권력 얻으면 인정 못받아"…탈레반에 협상복귀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지도자들을 향해 나라를 위해 스스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군 철수와 맞물려 반군 탈레반이 점령 지역을 넓혀가는 가운데 미국이 지원을 계속하겠지만 아프간 정부도 분발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여겨진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아프간 지도자들은 한데 뭉쳐야 한다"며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30만 명이 넘는 아프간 군대를 훈련해 왔다면서 아프간 공군을 위한 공중 지원, 아프간군의 식량과 장비 재공급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키로 한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나는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아프간의 34개 주도 중에 북부 거점을 중심으로 7곳을 점령하는 등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탈레반이 영토의 65%를 통제 중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군이 탈레반이 점령한 주도들에 수십 차례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는 31일 미군 철수 완료가 예정된 가운데 결국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크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아프간에서 폭력의 수위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작년 초 서명한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 합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의 추가 감축 가능성 질문에 "대사관이 워싱턴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대사관의 위협 환경을 매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의 아프간특사는 이날 카타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무력을 통해 권력을 얻는 아프간 정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탈레반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무력으로 정권을 얻을 경우 국제사회의 따돌림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승리를 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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