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정부 중 처음…오리건주는 마스크 의무화 부활
코로나 확산하자 백신 접종 건수 다시 증가세로 전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교사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거나 백신 접종자도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등 확산 차단을 위한 규제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간) 주내 모든 초·증·고교 교사와 교직원은 반드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거나 매주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이 조치는 10월 중순부터 발효된다.
미국의 주(州) 정부가 교사·교직원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것은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다만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새크라멘토·롱비치의 교육구는 이미 자체적으로 이런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전면적으로 대면수업이 재개되는 새 학년도가 시작하는 가운데 내려졌다. 캘리포니아주에는 1천개가 넘는 교육구가 있으며 교사는 30만명이 넘는다.
캘리포니아주는 앞서 지난달 말 모든 주 정부 직원과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백신 접종 증명을 제출하거나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또 오리건주는 이날 백신 접종자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쓰라는 의무화 조치를 복원했다. 백신 접종자까지 마스크를 쓰도록 의무화한 것은 루이지애나·하와이주에 이어 오리건주가 세 번째다. 수도 워싱턴DC 등 일부 주요 도시도 마스크 의무화를 부활했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델타 변이로 인한 확진자의 급증과 싸우려면 마스크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마스크 의무화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겠지만 그것은 바로 지금 생명을 살릴 조치"라고 말했다.
또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전날인 10일 모든 학교에서 마스크를 다시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지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기준 미국에서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를 2주 전보다 86% 증가한 11만8천67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날인 9일의 12만4천470명보다는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하루 10만명을 넘기고 있다.
또 입원 환자는 2주 새 85% 증가한 6만6천429명, 사망자는 102% 늘어난 608명으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의 가파른 확산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CNN 방송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역사회 전파가 높은 것으로 분류된 카운티가 9일 기준 2천361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7월 5일에는 이 수치가 457곳에 그쳤는데 한 달 남짓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전체 카운티 수는 3천6곳이다.
CDC는 주민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상이고, 양성 판정 비율이 10% 이상인 카운티를 '지역사회 전파가 높은 곳'으로 분류하고 있다.
확진자의 급증은 병원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 전역의 병원들이 변이 확산의 영향권에 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일례로 루이지애나주의 '아동병원 뉴올리언스'에선 코로나19로 입원한 어린이 환자가 18명, 중환자실(ICU) 입원 어린이가 6명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가장 많은 상황이라고 이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채 두 돌이 안 된 ICU 입실 환자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복지부는 10일 1주간의 20∼49세 신규 입원 환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병원들이 넘치는 환자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백신 접종 건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CNN은 CDC의 자료를 인용해 6월 이후 처음으로 하루 백신 신규 접종자가 50만명을 넘겼다고 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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