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서 24년간 함께 의정활동…"더 협력할 기회 없을 것" 견제구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야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부터 칭찬을 듣는 흔치 않은 장면이 나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1조 달러짜리 인프라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역할을 긍정 평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WSJ과 인터뷰에서 "나는 민주당이 이 예산안에 관한 초당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한 데 대해 대통령이 많은 공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 자신은 중도파라고 말했고, 나는 그 증거를 찾고 있었다"며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이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상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4조 달러 인프라 예산 중 여야 초당파 의원의 협상을 통해 1조 달러(신규지출 기준 5천500억 달러) 합의안을 마련했고, 매코널을 포함해 공화당 의원 19명의 찬성에 힘입어 찬반 69 대 30으로 상원 관문을 넘었다.
언론은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50대 50으로 의석이 갈린 상원에서 초당적 합의 도출이라는 정치력을 발휘한 것으로서, 초당주의를 강조한 바이든의 승리라는 찬사를 내놨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인프라가 양당 모두에 인기 있는 분야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에서 초당적 합의를 하려 한 것이 효과를 냈다는 취지로도 언급했다.
두 사람은 정당이 다르지만 상원 의원으로서 24년간 의정 활동을 함께 했다. 매코널은 작년 대선 전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자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상원의 예산안 처리 후 백악관 연설에서 "타협은 양측에 어렵지만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매코널 원내대표를 거명한 뒤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매코널 원내대표의 긍정적 태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는 3조5천억 달러의 추가 인프라 예산, 연방부채 한도 상향, 투표권 확대 등 여야 간 이견 사안에 대해 공화당이 협력할 더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지 않는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과거 '죽음의 신'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민주당의 나쁜 정책이라고 판단한 법안을 폐기한 것에 대해선 자부심을 느낀다라고까지 말했다.
다만 항상 '노'(No)라고 말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중도에서 뭔가를 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대화할 수 있다"고 타협의 여지를 뒀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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