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해 보니…환자·보호자 80% "만족"

입력 2021-08-12 09:30   수정 2021-08-12 17:41

수술실 CCTV 설치해 보니…환자·보호자 80% "만족"
의료진 "신뢰 회복 좋은 계기"…환자 "녹화 자체로 믿음 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실제로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한 병원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의 80%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료진 역시 환자와의 신뢰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
힘찬병원은 올해 6월 12일부터 7월 31일까지 부평·목동·강북힘찬병원 의료진(의사, 수술실 및 마취과 간호사) 147명, 수술환자 및 보호자 1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술실 CCTV 만족도 조사 결과(일부 복수응답)를 12일 공개했다.
힘찬병원은 올해 6월 부평점과 목동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했고, 지난달에는 강북점과 창원점에도 확대해 4개 지점의 모든 수술실 25실에 CCTV를 설치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술실 CCTV를 실제로 설치·운영해 보니 의료진과 환자 모두 '상호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의료진의 경우 수술실 CCTV를 설치해본 결과를 묻자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이 좋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는 답이 39.5%로 가장 많았고, '처음에는 의식이 되고 위축됐지만 차츰 괜찮아졌다'(36.1%) 순이었다. CCTV 때문에 위축돼 집중도가 떨어졌다(17%)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수술실 CCTV 설치와 시행에 대한 의료진의 의견이 다소 우호적으로 변했다. 수술실 CCTV 설치 및 시행 전에는 찬성 49.7%, 반대 48.3%, 무응답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환자와 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에 80.2%(매우 만족 26.7%·만족 53.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녹화에 동의한 이유에 대해서는 '녹화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믿음이 가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근 잇따른 대리 수술 의혹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37.6%), '혹시 모를 의료분쟁에 대비하기 위해'(7.9%) 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환자의 수술 과정을 보호자가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부분도 응답자의 80.4%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만족이 26.8%, 만족이 53.6%였다.
실시간 시청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술 장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안심이 될 것 같아서'(69.6%), '대리 수술 여부 등 문제점이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39.3%),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불안함을 덜 수 있어서'(37.5%) 등의 순이었다.
실시간 시청을 신청하지 않은 보호자들은 '녹화와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믿음이 간다'(61.9%)는 이유를 많이 들었다. '녹화하므로 굳이 실시간 시청이 필요 없다'(21.4%), '수술 장면을 보기 거북해서'(16.7%)라는 답도 많았다.
관련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의료진의 경우 CCTV 설치·운영과 관련해서 향후 바라는 점에 대해 '수술 보조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60.5%),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 CCTV가 불필요하기를 희망'(48.3%), 'CCTV 설치 의무화보다는 개별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18.4%)고 답했다.
환자·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점이 특별히 없다'(75.2%)는 입장이 대다수였다. 그러면서 '신체 노출에 대한 녹화'(17.8%), '영상 노출 등 보안 문제'(12.9%) 등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고 응답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은 "수술실 CCTV 시행 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의료진이 수술 현장에서 위축되는 부분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환자나 보호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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