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에 햇빛" 그리스 에비아섬 산불 9일만에 겨우 통제

입력 2021-08-12 10:11   수정 2021-08-12 10:12

"며칠만에 햇빛" 그리스 에비아섬 산불 9일만에 겨우 통제
다국적 소방인력 진화 총력전에도 아직 지속
피난·환경·관광업 초토화에 곳곳 신음·비명
정부 "기후변화 탓"…시민들 '정부 대응실패' 비판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무려 9일째 확산하던 그리스 에비아섬 산불의 불길이 잡히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재난당국은 소방관들이 산불에 대한 통제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에비아섬 산불은 지난 3일 발생해 소방관 900명과 주민들의 진화 노력에도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야니스 콘치아스 이스티에아 시장은 "불길이 서서히 통제돼간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콘치아스 시장은 "(짙은 연기 탓에 그간 차단된) 햇빛을 어제 며칠 만에 처음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투입된 소방관 중에는 영국, 프랑스, 체코 등 이웃 국가들에서 파견된 인력도 있다.
프랑스에서 온 소방관 니콜라스 포레는 "처음에 왔을 때는 그리스 전체가 불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수도 아테네 북쪽에 있는 에비아섬은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면적 4천167㎢)으로 20만명이 사는 여름 휴양지다.
에비아섬에서는 이번 산불로 3명이 숨지고 이재민 수백명이 발생했다. 소실된 숲의 면적은 1천200㎢에 달한다.
목축업자 코스티스 안젤루는 키우던 염소 372마리가 새카맣게 타죽었다.
안젤루는 "억장이 무너진다"며 "모든 걸 맨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위축된 에비아섬 관광업은 다시 타격을 받았다.
콘치아스 시장은 "8월을 통째로 잃었다"며 "산불이 안 났더라면 사람들이 내년까지 머물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비아섬 호텔업계 대변인은 이달 예약이 90% 감소했다고 밝혔다.
콘치아스 시장은 "손실이 막대하다"며 "환경 재앙 때문에 수십년에 걸쳐 경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스에서는 덥고 건조한 여름에 자주 산불이 나긴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비교할 때 심각성이 달랐다.
니코스 하르달리아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차관은 그리스 전역에 화재 586건이 동시다발한 독특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산불의 원흉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고온건조 기후가 극단화한 것과 산불의 연계성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도 만반의 준비가 됐다고 장담하던 당국의 태도를 들어 책임자들을 경질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테네 근처에 있는 천연 보호림인 바리보비 숲 상당 부분이 최근 소실돼 공분은 더 커졌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9일 대국민 담화에서 "여러 면에서 대응이 불충분했다"며 "정부 실책에 사과한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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