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99명 접종하다 과실"…세계 곳곳서 비슷한 사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채우지 않고 '빈 주사기'로 접종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보건의료인이 하루 수 백명씩 주사를 놓다 보니 실수로 주사액을 채우지 않거나, 백신 대신 식염수를 접종하는 사건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12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자카르타 북부 플루이트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던 중 한 간호사가 빈 주사기로 접종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촬영됐다.
해당 학생의 어머니는 항의하며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고, 동영상이 SNS에 퍼지자 경찰이 즉시 수사에 나섰다.
이후 북자카르타 경찰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간호사는 눈물을 흘리며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날 599명에게 백신을 접종했다"며 "앞으로 겪을 (법적) 절차를 모두 따르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해당 학생과 가족은 물론 인도네시아 국민께 불안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경찰은 "간호사는 사건 당일 599명에게 접종을 하다 보니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는지 확인을 못 했다고 시인했다. 과실이 분명하다"며 "감염병 관련법 위반 행위로 최대 징역 1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빈 주사기 접종을 받은 학생은 재접종을 받았고, 간호사를 용서한다며 처벌해달라는 의사를 철회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다 보니,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에서도 '빈 주사기 접종 의혹' 10여건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됐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은 7월 23일 브리핑에서 "케다주에서 빈 주사기로 접종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간호사는 너무 지쳐서 태만했음을 인정했고,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루에서도 올해 5월 72세 여성이 '빈 주사기'로 접종을 받아 가족 항의로 재접종을 받는 등 많은 나라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백신 대신 식염수를 놓는 사례도 잇따랐다.
인도 뭄바이 경찰은 지난달 초 "최소 12곳의 가짜 백신 센터에서 2천500명 넘게 사기를 당했다"며 "일당은 식염수를 접종하고 총 2만8천 달러(3천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에서는 간호사가 준비한 백신이 떨어지자 식염수를 대신 접종했다가 적발됐고, 독일에서는 간호사가 올해 3∼4월 70세 이상 접종자에게 식염수를 접종해 무려 9천명이 재접종을 받게 됐다.
독일 경찰은 이 간호사가 SNS에 백신에 대해 비판적인 게시물을 공유한 바 있다며 식염수를 접종한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이달 10일 발표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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