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방한 때 한국 배려해 대만방문 일정 숨겼다"

입력 2021-08-12 15:54  

"미 의원들, 방한 때 한국 배려해 대만방문 일정 숨겼다"
의원단 6월 방한 뒷얘기…공군기로 오산→쑹산 왕복
한국 겨냥한 중국 압박 예상…미중 갈등 속 한국 입장 고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상원의원단이 올해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한국을 압박할까 우려해 대만 방문 일정을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위크에 따르면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미국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10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한 행사에서 이 같은 뒷얘기를 밝혔다.
덕워스,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크리스토퍼 쿤스(민주·델라웨어) 등 상원의원 3명은 지난 6월 5일 한국에 왔다가 다음날 대만을 3시간 동안 방문하고 한국에 돌아온 바 있다.
덕워스 의원은 "대만행 민항기가 없어서 대만에 갈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며 "미국 정부가 우리 의견에 동의하고 실제로 군용기를 보내줘 한국에 있는 군기지에서 대만으로 날아갔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대만 방문은 벼락치기식으로 찍고 지나가는 일정이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덕워스 의원은 "우리 때문에 한국이 중국과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떼밀릴 수 있는 까닭에 우리는 대만에 간다고 한국에 얘기조차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시간 동안 차를 타고 군기지로 가서 군용기로 대만에 가 3시간 동안 있었고 공항을 떠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상원의원들의 침묵 때문에 한국 정부가 중국에 설득력 있게 항변할 수 있는 근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고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행보를 당연히 조심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국 지위를 부정하는 '하나의 중국' 외교원칙 아래 대만과의 관계를 공식화하는 외국의 움직임에 거센 거부감을 내비쳐왔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패권국으로 인식되는 미국의 외교사절이 대만을 방문하는 행위는 내정간섭 수준으로 여길 만큼 민감한 입장을 보여왔다.
뉴스위크는 덕워스 의원을 비롯한 상원의원단은 당일 미국 공군의 대형 수송기 C-17 글로벌매스터Ⅲ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만언론들은 이들이 당일 오전 5시께 오산 미 공군기지를 떠나 오전 7시19분께 대만에 도착해 3시간 정도 머무르다가 오전 10시30분께 한국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미국 군용기가 공식 업무를 위해 대만에 착륙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그 자체로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고 중국을 자극했다.
특히 미국 상원의원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75만 회분을 대만에 기부하겠다고 쑹산공항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갈등을 빚는 상황이며 당시 대만은 중국의 백신 공급 제의를 거절한 상태였다.
덕워스 의원은 "백신 기부로 대만인들의 사기 측면에서 모든 게 확 바뀌었다"며 "대만인들은 자신들이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쑹산 공항에 나와 미국 상원의원단을 만났으며 대만은 미국의 지원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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