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 의회가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위해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서자 중국은 일부 반중 정치인의 '정치적 농간'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1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미국 상원이 최근 대만이 WHO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미 국무부가 전략을 개발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이러한 입장을 표명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 안건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하며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는 이어 "대만의 WHO 활동 참여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중국 중앙정부는 대만 동포들의 건강 복지를 중시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한다는 전제에서 대만의 WHO 활동 참여를 적절히 안배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는 대만 문제의 민감함을 인식해야 한다"며 "대만이 국제 공간을 넓히는 것을 돕지 말고, 대만 독립 세력에게 어떠한 잘못된 신호도 보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던 2009∼2016년에는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다.
하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들어선 후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로 2017년부터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5월에도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의 지원을 등에 업고 WHA에 참가하려 했으나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의 반발로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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