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중증환자 6배 증가 예상…병상수·의료인력 확보 계획
'그린패스' 확대 적용 등 방역 수준 상향 조정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도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과 중증 감염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스라엘에서 현재 중증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은 2회차까지 백신을 맞은 돌파감염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가 전날 오전까지 집계한 400명의 현 중증 환자 가운데 2회차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의 비중이 64%였다.
반면, 백신을 전혀 맞지 않은 미접종자 비중은 32%였다. 그 외 2%는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사례(1회차 접종자 등)고, 나머지 2%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자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회복되지 않은 상태의 '전파력을 가진 확진자'(active cases) 4만여 명 중 중증 돌파감염 사례는 대략 0.6% 수준이다.
또 540만 명에 달하는 2회차 접종자를 기준으로 하면 중증 돌파감염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 사흘 연속 하루 신규확진자가 6천 명대 안팎(9일 6천275명, 10일 5천755명, 11일 5천946명)을 유지하는 데다,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을 당국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동 제한 및 영업 제한 등 강력한 봉쇄조치가 배제된 현재의 방역 수준이 유지될 경우 입원환자와 중증 환자 수가 몇 주 안에 수천 명대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의료 체계에 엄청난 부담이 생기게 된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도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달 중순까지 중증 환자 수가 현재의 6배 수준인 2천400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하에 전담 병상과 의료인력을 2배로 늘리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770개의 중증 환자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2천 명의 의료인력과 의학 간호학 전공 학생 3천 명을 동원하기로 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병원을 위한 부스터 샷이다.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창궐 상황에서 우리는 단호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을 조기에 확보해 지난해 12월 대국민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582만여 명이 1차 접종을, 540만여 명이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전체 인구(930만 명) 대비 접종률은 1차가 63%, 2차가 58% 선이다.
여기에 감염 후 회복자 92만 명을 포함하면 전체 인구 중 면역 형성자로 분류될 수 있는 비율은 68%(약 632만 명)에 육박한다.
아직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 인구를 제외하면 접종 대상자 가운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10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백신의 중증 감염 또는 사망 예방력이 높다고 보고, 국민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낮은 수준의 방역 조치만 취해왔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과 함께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통한 공공장소 내 미접종자 출입 통제 등이다.
그러나 백신의 중증 및 사망 예방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화하면서 방역의 고삐를 서서히 죄고 있다.
이스라엘은 오는 18일부터 그린 패스 적용 장소를 쇼핑몰과 상업시설을 제외한 모든 공공장소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적용 대상 연령대도 12세 미만에서 3세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는 장기 정체 상태인 접종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또 당국은 실내 행사의 경우 1천 명, 실외 행사는 5천 명으로 인원수를 제한하기로 했으며, 가정 등에서 열리는 사적인 소규모 행사의 참석 가능 인원도 실내는 50명, 실외는 100명으로 설정했다.
한편,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스라엘의 고령자 및 면역 저하자 대상 3차 백신(부스터샷) 접종 참여 인원은 이날까지 71만6천518명으로 집계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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