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반도체 업황 우려, 원화·주가 약세 뇌관으로

입력 2021-08-13 17:00   수정 2021-08-13 19:04

'수출효자' 반도체 업황 우려, 원화·주가 약세 뇌관으로
외국인 반도체주 매도 공세에 환율 상승 '악순환'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김유아 기자 =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둘러싼 업황 우려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와 이에 따른 원화 약세를 촉발하고 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최근 큰 변동이 없는데도 외국인의 삼성전자 대규모 매도에 원/달러 환율은 치솟는 상황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달러당 1,1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169.5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29일(1,171.2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가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천988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1천38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물 폭탄'이 쏟아진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9포인트(1.16%) 내린 3,171.29에 마치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3,200선 하회는 지난 5월 28일(3,188.73) 이후 11주 만이다.
원화 약세가 다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지수는 하락 폭을 키웠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환 거래 손익까지 고려해서 플레이하는 외국인들에게 원화 약세는 달러 환산 시 한국 증시 투자 손실을 악화한다"며 "이러한 점이 외국인 순매도세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수출 주요 품목인 반도체 업황 우려가 원화 약세의 뇌관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D램 가격 하락 우려로 불거진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은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전 세계 외환시장은 전반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아님에도 유독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있다"면서 "한국 수출과 연결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순매도는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2조3천565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이는 외국인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87% 규모다.
외국인 매도 공세에 이날 삼성전자는 3.38% 하락한 7만4천4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3일(7만3천900원) 이후 최저가다.
rice@yna.co.kr,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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