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사이언스 게재…남녀 신진대사도 "큰 차이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20대를 지나 중년에 들어서면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진대사가 느리다."
신진대사와 관련한 이 같은 통념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 8월호에 게재됐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중국, 네덜란드 등 연구기관에서 8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이 논문에는 생후 8일부터 95세까지 남녀 대상자 6천500명의 신진대사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담겼다.
연구에 따르면 20대 이후 신진대사가 떨어질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60세까지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대사 활동이 이뤄진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신진대사가 느리기 때문에 체중 조절이 힘들다는 통념도 기타 요인을 통제하면 실질적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인간의 생애 주기를 신진대사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신진대사가 가장 활발한 시기는 생후부터 1세까지로 이 시기 칼로리 소모가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시기의 신진대사율은 일반 성인과 비교해 약 50% 높다.
두번째는 1∼20세로 이 시기 신진대사율은 매년 약 3%씩 느려진다.
20∼60세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나이와 관계없이 신진대사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다만, 60세 이후에는 매년 약 0.7%씩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과 여성의 신진대사율도 체격과 근육의 양을 보정하면 큰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여성의 경우 폐경이 시작되면서 신진대사가 느려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그런 결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정한 사람의 경우 신진대사율이 특이하게 높거나 낮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은 모집단의 방향성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일반인과 비교해 나이에 비해 25%가량 높거나 낮은 특이값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교과서에 실릴만하다고 평가하면서, 인간 생리학에 대한 과학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어린이와 노인에게 적합한 약물 투여량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일부 의료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듀크 대학 진화인류학자 하먼 폰처 박사는 "우리는 신체 크기와 노화가 신진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것들은 100년 전에 얻은 답"이라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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