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최 연합훈련 종료…'반미밀월' 양국, 무기·작전·시스템 공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이달 한미연합훈련과 시기적으로 겹쳐 관심을 모았던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양국 의 군사공조 수위를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양측에서 나란히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9∼13일 중국 닝샤(寧夏)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도합 1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군사훈련 '서부연합-2021 연습'을 실시했다.
중국, 러시아가 각각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훈련은 중국 영토 안에서 실시된 전략 훈련에 러시아군이 처음 참여한 점, 칭퉁샤 기지에서 러시아군이 처음 훈련한 점, 중국의 주요 무기를 양측 합동훈련 사상 처음으로 공동사용한 점 등에서 주목받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12일 "이전의 합동훈련은 중러 쌍방이 대부분 동일 작전 계획하에 각자 독립적으로 부대를 편성해 행동하는 모습이 많았으나 이번 훈련은 중·러 양국 군을 혼합 편성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특히 합동지휘본부를 꾸린 양측이 양국 언어로 만들어진 지휘정보 시스템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초청을 받은 쪽인 러시아군이 훈련 전 과정에서 작전회의에 참가해 공동의 임무를 이해했고, 전세 파악, 작전 검토, 공동 대응태세 점검 등을 양국 군이 함께 했다. 양측은 또 연락체계를 구축해 필요시 수시로 임무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또 이번 훈련에서 각종 데이터를 공유하고, 작전 규칙을 통일한 것은 향후 있을 수 있는 양국 군의 연합작전에 기초를 닦았다고 해방군보는 평가했다.
이 신문은 또 훈련 내용면에서 양측 병력 1만여 명과 다양한 군용기, 화포, 장갑 장비 등을 투입해 공동으로 방공 및 파괴 작전 등 20여 가지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연합훈련의 핵심인 양국 군 통합의 실제 내용이 체계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측의 평가도 비슷했다.
13일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러시아 동부군구 부사령관인 미하일 노술레프 중장은 중국 매체들과의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화상회의 시스템과 중러 전용의 합동지휘정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상호 협력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며 "훈련을 통해 중국군과 러시아군은 합동작전에서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결국, 지난 세기 냉전때 미국에 맞선 공산진영의 양대 축이면서도 상호 치열하게 견제했던 두 나라가 현재의 '신냉전' 국면에서 서로 자국 무력의 속살을 보여주는 수준까지 공조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음을 이번 훈련을 통해 보여준 셈이다.
동맹은 아니나, 그에 준하는 수준의 밀월을 이어가는 양국이 우선 이달 말 미군 철수 이후 '전략적 무주공산'이 될 아프가니스탄에서 향후 테러 세력 득세를 막는다는 등의 명분으로 함께 전력을 쏟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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