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돌아왔다' 외치더니 아프간 대혼란에 망신살 뻗쳤다"

입력 2021-08-14 10:51  

"'미국이 돌아왔다' 외치더니 아프간 대혼란에 망신살 뻗쳤다"
철군 따른 아프간 붕괴위기에 우려·비판 속출
동맹들 '미국 자기네 집으로 돌아왔냐' 비아냥
터키에 불똥 튀어 유럽 난민위기 재촉발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동맹군의 본격적인 철수 이후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이 급격히 세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올해 8월 말까지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탈레반은 지난 5월부터 미군이 본격적으로 철수를 시작하자 정부군 장악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나가면서 최근에는 카불에 이어 두 번째 대도시이자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인 칸다하르까지 점령했다.
이는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동맹국들을 불만을 불러오고 있으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 기간의 상처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나라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다시 국제문제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구축할 것을 기대해왔다.
프랑스의 국방 전문가인 프랑수아 에스부르는 "아프가니스탄 사태 때문에 미국에 장기적으로 의지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더 깊은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스부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뒤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와 함께 동맹 중시를 외친 사실을 지적하며 "맞다. 미국이 자기네 집으로 돌아왔다"라고 비꼬았다.
영국 하원 외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톰 투겐트하트 하원도 "미국을 부강하게 만든 것은 1918년부터 1991년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자유세계를 지키고 옹호하는 데 있어 미국에 기대도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 20년 만에, 생명을 위한 수많은 투자와 노력 이후에 갑작스럽게 철수하면서 동맹국 및 잠재적 동맹국들은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전 외교관이자 컬럼비아대 교수인 장-마리 게노는 "시리아에서의 외교적 대실패 이후 아프간에서의 군사적 대실패로 인해 서방 국가들은 내향적이고 냉소적이며 국수주의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아프간은 유럽 입장에서는 극히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 연대감을 보여주기 위해 아프간에서의 전쟁에 동참했다.
아프간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협의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가졌지만, 미국의 지휘에 따랐다.
그러나 아프간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미국에 결정을 위임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맹국 중 영국과 독일은 특히 철수 발표 방식 등에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의 실패는 유럽 입장에서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간 난민 물결은 이미 4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터키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이는 다시 그리스와 유럽연합(EU) 내 다른 회원국에 새로운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2020년 기준 EU 난민 신청자 중 아프간 출신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와 같은 이들은 미국과 유럽이 아프간에서의 전면 철수를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트위터에 "탈레반이 휴전 및 정치적 해법에 합의하기 전까지 미국과 EU, 동맹국들은 카불에 군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미국을 겨냥한 9·11테러 뒤 범행 배후인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해 정권을 잃었다.
그 뒤로 탈레반은 20년 동안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전쟁을 이어왔다.
탈레반은 집권기에 이슬람 경전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극단주의 교리를 토대로 민간인들을 폭압적으로 통치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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