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비된 카불공항 재개 노력…"탈레반과 충돌방지 장치 합의"

입력 2021-08-17 02:20   수정 2021-08-17 12:26

미, 마비된 카불공항 재개 노력…"탈레반과 충돌방지 장치 합의"
미 "탈레반 방해하면 무력 대응" 경고…탈레반에 대한 기존 공습은 중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16일(현지시간) 몰려드는 탈출 인파에 마비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국제공항의 운항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대피용 비행편이 재개되도록 하기 위해 터키, 다른 국제동맹군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아프간 정부의 항복 선언 이후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하자 이 공항에는 탈출을 시도하는 아프간 시민들이 끝도 없는 몰렸다. 이들이 비행기를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해 공항 운영이 마비됐고, 이 과정에서 최근 3일간 최소 7명이 숨졌다.
커비 대변인은 이 와중에 총기 소지자가 미군을 향해 총을 쐈고, 미군이 대응해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미군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대변인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공항의 이착륙이 금지돼 있고 미군이 항공 교통 통제권을 행사하는 상황이라며 "미군의 초점은 공항의 안전과 보안, 항공기 운항의 재개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공항에서 미 대사관 직원, 아프간전 때 미군에 협력한 현지인, 다른 동맹국 직원 등의 대피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돕기 위해 6천명의 미군 투입 방침을 밝힌 상태다.
미국은 기존에 주둔한 미군 1천 명에 3천 명을 더하기로 했다가 예상보다 카불 함락이 빨라지는 등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후 2천 명 추가 증원을 결정했다.
AP통신은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이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 15일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를 직접 만나 항공기를 이용한 대피 작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매킨지 사령관은 미군이 필요할 경우 공항을 방어하기 위해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는 양측이 충돌방지 장치를 마련키로 합의했고, 이는 공항에서의 대피 작업이 탈레반의 방해 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라고 한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매킨지는 중앙아시아를 포함해 중동의 군사 작전을 지휘하는 책임자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현재 탈레반을 향해 어떤 공습도 감행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에 대항해 진행 중인 큰 전투의 징후도 없다고 설명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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