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풍선효과 막으려면 제2금융도 은행과 방향성 같아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시중 은행뿐만 아니라 농협과 신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7일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로 (은행권과) 방향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은행만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제2금융권을 그대로 둔다면 은행권에 가려던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에서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방침을 예고했다.
이어 "아직 각 중앙회에 신용대출 축소 요청을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제2금융권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방향은 은행권과 같이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권에도 조만간 신용대출 축소 기준을 설정해 당부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13일 시중 은행 여신 담당 임원과 회의를 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2배에서 연소득 이내 수준으로 축소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상호금융권의 신용대출 한도는 조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연소득의 1.2∼1.8배 범위다. 예를 들어 신협은 1.8배까지, 농협은 1.5배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액 1억원을 한도로 설정한 곳도 있다.
은행권의 한도는 연소득의 2배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의 가계대출 잔액은 5.6조원 급증, 작년 같은 달의 3배를 웃돌았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농협을 중심으로 2조8천억원이 불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은행의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공모주청약 등 자산투자 열기 속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분석했다.
지난달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 증가액은 4.1조원으로 같은 달 은행의 기타대출 증가액(3.6조원)보다 더 많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요청한 배경에는 가계대출의 양뿐만 아니라 질 관리 목적이 있다"며 "20·30대를 중심으로 자산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