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김정은·트럼프 친서는 러브레터 아닌 동상이몽"

입력 2021-08-17 15:25  

美전문가 "김정은·트럼프 친서는 러브레터 아닌 동상이몽"
"친서 속에 북미 근본 오해 드러내…하노이 결별의 발판"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로버트 칼린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국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간 오갔던 친서가 러브레터가 아닌 동상이몽을 담은 메시지였다고 주장했다.
17일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칼린 국장은 최근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트럼프·김정은 러브레터의 실제 교훈'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싣고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칼린은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신문 부편집장이 입수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총 27통의 친서를 분석한 결과 "지도자 간의 친서 교환이 북미처럼 극적인 역할을 해온 양국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주고받은 27통의 친서는 '아름다운 편지'라는 전술적 속임수, 간사한 아첨, 심리적 책략이 담겨 있다"면서 "더구나 북미가 수십 년간 적대 관계에서 정상적인 관계로 접근하는 데 있어 상호 간 잘못된 인식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린은 "화해와 핵 군축에 대한 희망은 실현되지 않은 채 북미 대화는 2년 가까이 중단됐으며 조만간 양측은 재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이는 다시 통상적인 경로를 통해 전달될 것이고 양국 정상 간 신중하고 의도적인 친서가 다시 전면에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들은 단순한 러브레터가 아니라 양측의 근본적인 오해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결별의 발판은 아마도 친서들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목표를 제시했고 2019년까지 이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연락을 유지했다.


칼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첫 친서부터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놀라운 것은 이 친서에 미국이 그 대가로 어떤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는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고의든 부주의든 실수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7월 3일자 친서에서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향한 첫 주요 단계를 시작하기 위한 합의를 찾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다"며 미국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7월 6일자 답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신뢰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향후 절차를 더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그달 말에 다시 친서를 보내 "기대했던 종전 선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2일자 친서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언급 없이 "이제는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우리의 다른 약속을 진전시킬 때"라며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해 8월 말 폼페이오 전 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이후 김 위원장은 9월 6일자 친서에서 "우리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주변 상황에 대한 변화를 어느 정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끝까지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마지막 친서는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 이후 한 달 뒤에 보내졌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신뢰를 지키기 위해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호응했지만 결과는 헛되었다"고 강한 실망감을 표명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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