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 폐지 5년 늦었다…중국, 일본 전철 따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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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심각한 저출산에 직면해 세 자녀를 허용한 가운데 셋째 아이를 낳는 가정에 매달 최대 9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등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저명 경제학자가 제안했다.
17일 중국 경제매체 시나재경에 따르면 런쩌핑(任澤平) 둥우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출산의 주력 그룹이 될 수 있는 것은 1975∼1985년생이며 이들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출산 장려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 등 4대 도시)에서는 셋째 아이를 낳으면 사람마다 매월 3천∼5천 위안(약 54만∼90만원)의 현금을 장려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쓰촨(四川)성 판즈화(攀枝花)시는 최근 아이를 2명 이상 낳는 가정에 자녀 1명당 3세까지 매월 500 위안(약 9만원)의 보조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다자녀 출산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도시는 판즈화가 처음이다.
런쩌핑은 판즈화시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0∼3세 어린이집을 공짜로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3세 이하 4천200만명 가운데 어린이집에 다니는 비율은 5.5%밖에 되지 않는다.
런쩌핑은 여성의 취업 권리 보호, 소득세 감면, 휴가 인센티브 등도 촉구했다.
그는 "이런 정책을 최대한 빨리 시행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일본의 전철을 따를 것이다. 이미 중국의 출산율은 일본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일본이 1.37명이며 중국은 1.3명이다.
런쩌핑은 중국의 산아제한 전면 폐지가 이미 5년 늦었다면서 출산 장려 조치가 더는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0년대생은 아이가 많으면 복이 있다는 전통 관념이 있지만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출산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둘째나 셋째 아이를 낳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주로 1985년 이전 출생자였다. 도시 가정의 경우 셋째 아이를 가지기를 희망한다고 답한 비율은 4% 정도에 그쳤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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