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윤보람 기자 =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예측됐던 8월 둘째 주가 '무사히' 지나면서 전력 당국도 한시름을 덜었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내놓은 전력수급 전망과 실제 수요는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13일 최대 전력수요는 81.8~86.4GW였고, 이 기간 예비력은 12.6~18.3GW로 전력수급은 '안정적'이었다. 예비율은 14.6∼22.4%를 나타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처서, 말복 등 계절적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면서 8월 둘째 주를 전력피크(최대 부하) 시기로 예측했다. 이 기간 최대 전력 수요는 상한전망으로 94.4GW, 예비력은 4.8GW(예비율 5.1%)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발령되는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8년 만에 발령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준전망으로도 최대 전력수요는 90.9GW, 예비력은 8.3GW로 관측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난주 전력수요는 상한전망보다는 8∼12.6GW, 기준전망보다는 4.5∼9.1GW 낮았다. 원전 1기 발전용량이 1GW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초 8월 둘째 주에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태풍 영향에 따른 기온 하강으로 당초 전망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음주(8월 17∼20일)에도 전력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거래소는 열대야가 소멸하고, 최고 기온 하강으로 전력수요는 83∼84GW, 예비력은 15.4∼16GW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행히 올여름 전력수급은 큰 문제 없이 지나가는 분위기지만, 정부 정책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말 전력수급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자 정비 등으로 정지상태였던 원전 3기를 서둘러 가동했다. 원전 이용을 늘렸다는 것은 정부가 탈원전 정책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에는 실제 전력수요가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위기감을 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력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남아도는 것도 국가적 낭비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 예측에 따라 발전업계도 에너지 수급 대책을 마련하는데, 전망치가 크게 차이가 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전력수급 계획상 최대전력수요는 과거 30년간 가장 더웠거나 추웠던 시기의 기온을 토대로 예측한다"며 "과거 평균을 가지고 미래를 전망하다 보니 실제 수요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기상이변 등으로 인해 전력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려운 만큼 공급설비를 여유 있게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이라며 "다만 공급설비가 너무 과잉이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되므로, 설비예비율 22%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 현재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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