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보좌관 "탈레반, 카불공항까지 안전 통행 약속"

입력 2021-08-18 05:44   수정 2021-08-18 09:14

미 안보보좌관 "탈레반, 카불공항까지 안전 통행 약속"
"이달 말까지 미국인등 대피 목표…괴롭힘·폭행사례도 탈레반과 협력 중"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미국 민간인의 아프간 출국을 위해 수도 카불의 공항까지 안전 통행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탈레반은 민간인들이 공항까지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 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지에 체류한 미국인의 대피가 끝나기도 전에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함에 따라 이들의 무사 탈출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아프간에는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밝힌 1만1천 명이 남아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국은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미군을 주둔시켜 보안을 대폭 강화했고, 이곳에서 미국 시민, 미군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 제3국 인사들의 출국을 진행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작업이 이달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면서, 공항으로 이동 과정에서 검문소, 괴롭힘이나 구타 등 물리적 폭력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 탈레반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탈레반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탈레반의 아프간 조기 함락으로 대피 과정에서 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이런 비상상황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이 일이 빠른 속도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2일 밤 수석 보좌관 회의를 소집해 아프간의 악화하는 상황을 논의했고, 13일 오전 대사관 인원 대피와 감축을 위해 군을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탈레반을 아프간의 합법적 통치자로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설립되지도 않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은 탈레반에 달린 일"이라며 탈레반의 국제인권 표준 준수 기록이 좋지 못했지만 현시점에서 정부 인정 질문에 답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다른 나라 정상과 직접 논의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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