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개석상 18일 만에 등장…베이다이허 회의 끝난 듯

입력 2021-08-18 09:57  

시진핑, 공개석상 18일 만에 등장…베이다이허 회의 끝난 듯
베이다이허 공식회의 열리지 않고 사실상 여름 휴가라는 분석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8일만에 공개 석상에 다시 등장했다.
1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7일 열린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공동 부유 촉진, 금융 리스크 방지, 금융 안정 발전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회의 주재 소식을 베이징발로 전했다.
시 주석이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정치국 회의와 집단학습에 참석한 이후 18일만이다.
시 주석은 그동안 터키와 이란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에 관한 국제포럼에서 서면 연설을 했지만, 모습을 직접 드러내는 활동은 없었다.
다른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들의 동정 보도도 동시에 사라졌었다.
시 주석의 중앙재경위 회의 개최에 앞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 16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했고 관영 언론이 전했다.
앞서 바닷가 휴양지인 허베이(河北)성 베이다이허(北戴河)의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도부의 공개 활동 보도가 사라지고 베이다이허의 보안이 강화됐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의 신호로 여겨진다.
전·현직 지도부가 여름철 휴가를 보내면서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의제나 일정은 물론 개최 사실도 공개되지 않는 비밀회의다.
중국의 현직 지도자와 당 원로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부터 매년 8월 베이다이허에 모여 중요 정책과 장기 방향을 논의해왔다.
올해는 시 주석의 임기 연장을 비롯한 고위 인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시진핑 시대에 베이다이허 회의의 정치적 위상이 약해지고 있다는 중화권 언론 보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공식적인 회의가 열리지 않고 사실상 여름 휴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집권 후 규칙에 기반을 둔 통치를 선호하면서 베이다이허 '밀실 회의'에서 서서히 멀어져갔다고 최근 지적했다.
중국과학원대학의 셰마오쑹(謝茂松) 교수는 이 신문에 "수십 년에 걸쳐 동지와 함께 싸워온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은 서로를 잘 아는 동지와의 비공식 회의가 훨씬 입맛에 맞고, 효과적이라고 보지만 현재 지도부는 그런 역사가 없다"며 "당이 향후 100년을 통치하고자 한다면 의사결정 과정이 형식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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