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규제기구 "'할아버지가 WTO 사무총장 된다'는 식은 상상 못 해"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스위스의 한 지역신문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할머니"로 표현했다가 현지 규제 기구로부터 성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역지 '아르가우어 차이퉁'은 지난 2월 나이지리아 출신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67)가 WTO 신임 사무총장으로 내정되자 헤드라인으로 "할머니가 WTO 수장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거센 비난이 일자 미디어 윤리에 관한 자율 규제 기구인 '스위스언론위원회'는 이 문구가 성 차별이나 인종 차별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위원회는 지난 17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문구가 피부색에 따른 차별인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 차별에 관련해서는 다른 판단을 했다.
위원회는 "그것이 2억 명의 인구를 지닌 나라의 전직 남성 재무장관이자 외무장관에 관한 것이었다면, '할아버지가 WTO 사무총장이 된다'는 식의 헤드라인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헤드라인을 성별에 따른 차별로 간주한다는 내용이었다.
아르가우어 차이퉁은 해당 문구가 "부적절하고 부적합했다"며 사과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재무장관 및 외무장관을 역임한 오콘조이웨알라는 지난 2월 15일 WTO 사무총장으로 추대돼 3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WTO 26년 역사상 여성이, 또 아프리카 출신이 수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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