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에 전 총무상 출마 표명…기시다·이시바도 상황 주시
스가, '총재 선거 후 총선거' 조율…승산 있다고 판단한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다음 달 29일로 예상되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내 '포스트 스가'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에 따른 긴급사태의 연장 및 확대로 자민당 총재 선거 전 중의원 해산이 용이하지 않게 되자, 당 간부와 전직 각료가 잇따라 집권당 총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19일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정조회장은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의 면담에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민당 3역 중 한 명인 시모무라 정조회장은 아베 전 총리의 출신 계파이자,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소속이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와 호소다파의 수장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전 관방장관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총재 연임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바 있어 시모무라 정조회장이 총재 선거 입후보에 필요한 국회의원 추천인 20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도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다카이치는 소속 파벌이 없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 측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자민당 내 4위 파벌의 수장이다.
기시다파 내에선 "이번이 기회"라며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입후보를 기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작년 총재 선거에 출마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도 자신의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9월 30일) 전 중의원 해산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
자신이 자민당 총재로 재선되고 나서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거나 중의원 임기 만료(10월 21일)에 따른 총선거를 하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가 총리는 당초 도쿄올림픽·패럴림픽(7.23~9.5)이 끝나고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거를 승리를 이끈 뒤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 무투표로 당선된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도쿄도(東京都) 등 6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발령된 긴급사태 시한이 이달 말에서 내달 12일로 연장되고 후쿠오카(福岡)현 등 7개 광역지자체에 긴급사태가 추가 발령됨에 따라 자민당 총재 선거 전 중의원 해산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 등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어 총재 재선에 성공할 정도의 국회의원 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후 총선거' 쪽으로 기우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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