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생활 관장하는 율법 체계…1천400년전 만들어져
탈레반, 과거 집권기에도 샤리아법 앞세워 엄격 통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랜 내전 끝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향후 통치 방향 등을 알리면서 샤리아 법(sharia law, 이슬람 율법)을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다.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전향적인 발표를 하면서도 그 틀은 샤리아 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 고위 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도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아프간은 민주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며 샤리아 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계열인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도 샤리아 법을 앞세워 사회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여성에는 외출, 취업, 교육 등에 제한이 가해졌다.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샤리아는 이슬람의 법률 제도를 말한다. '물을 향하는 분명하고 잘 다져진 길'을 뜻한다.
샤리아 법 체계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Koran), 이슬람의 행동 규범인 순나(Sunnah), 이슬람의 교조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 등에서 비롯됐다.
샤리아 법은 가족 관련 문제, 비즈니스, 외부 활동 등 무슬림 생활 대부분을 관장한다.
하지만 샤리아 법이 특정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하시미도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미는 이런 정책을 결정할 율법 학자 위원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샤리아 법은 범죄를 두 종류로 나눈다. 형벌 내용이 규정된 중범죄 하드(hadd)와 재판관이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타지르(tazir)다.
하드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손목 절단 등의 중형이 내려진다. 다만, 형이 집행되기 전까지는 엄격한 증거 조사 등이 수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샤리아 법은 1천400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율법 학자들이 극도로 조심하면서 수정과 업데이트 작업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이 과거처럼 샤리아 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지난 20년간 서양 문화에 익숙해진 국민 대부분은 이를 쉽게 수용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아직 탈레반은 통치 체제 등 새 정부의 구체적인 형태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관련 샤리아 법의 세부 사항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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