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펀드미' 1만여명 동참…현지 인권 변호사 등 구조에 초점
유효성에 의문도…미 국무부 "진의 검증 안돼"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주민들에게 항공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에서 하루 만에 70억 원 가까운 성금이 모였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 이뤄지는 이 같은 구조 활동을 두고 일부 전문가는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아프간인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기관과 함께 계획을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에 이틀 전 개설된 '아프간 긴급구조 임무' 계정에 하루 만에 580만 달러(한화 68억여 원)가 쇄도했다.
당초 목표액인 440만 달러(한화 51억여 원)를 훌쩍 뛰어넘은 금액으로, 위험에 처한 현지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동참한 덕분에 가능했다.
정치 활동가 토미 마커스와 퇴역군인 단체, 국제여성언론재단(IWMF) 등이 주축이 된 이번 모금 운동은 현지 인권 변호사와 언론인 등 탈레반으로부터 처형될 위기에 처한 이들을 구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주최 측은 아프간 사정에 밝은 미국 내 한 민간 업체를 통해 현지인들이 이용할 항공편을 마련하는 일에 성금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은 금액은 IWMF에 기부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모든 성금은 아프간 난민들을 위해 사용되며 우리는 단 한 푼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민 분야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모금 운동의 선의는 이해하면서도, 주최 측의 경험과 능력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 한 대학 교수는 "항공편으로 난민들이 구조되더라도 정작 미국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구조 대상에 오른 현지인들이 실제 탈레반 등의 검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 구조에 사용할 민간 항공기가 미 당국으로부터 군사기지 착륙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등도 불투명하다.
이런 까닭에 모금 주최 측이 미 당국과 함께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번 모금 운동을 두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아프간인 이주와 재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에 감사를 표하지만, 아직 진의와 유효성을 검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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