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검문 작업 대폭 강화…아프간 국경 90%에 펜스도 설치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난민과 극단주의자의 자국 유입 가능성이 커진 인접국 파키스탄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BBC뉴스 등 외신과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북부 토르캄과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신원 확인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할 즈음 토르캄 등의 검문소를 폐쇄했다.
이후 다시 문을 열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까다롭게 검문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는 하루 6천∼7천명이 토르캄 검문소를 통과했지만, 최근에는 이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토르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프간 난민의 주요 이동 통로였지만 파키스탄이 수년 전부터 서류 심사 등을 강화하면서 난민 유입이 줄어든 상태다.
그나마 최근에는 탈레반이 자격 서류를 갖춘 무역업자 외에는 아무도 파키스탄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에는 이미 지난 수십 년 동안 많은 아프간 난민이 넘어가 살고 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달 말 미국 PBS 뉴스아워와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은 이미 300만명의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였는데 내전이 길어질 경우 더 많은 난민이 밀려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또 아프간 정부 붕괴로 아프간 내 극단주의자들이 자국 내로 잠입할 가능성에 대해 크게 경계하고 있다.
탈레반은 최근 전국을 장악하면서 여러 교도소에서 죄수를 석방했는데 이 중에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는 파키스탄 탈레반(TTP),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요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과 2천670㎞ 길이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국경에 철책을 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국경 90% 이상에 철제 펜스를 설치했으며 나머지 지역에 대한 작업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중으로 구성된 이 펜스는 4m 높이로 윤형 철조망과 감시카메라 등이 설치됐다. 민간인이 뚫고 지나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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