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전쟁'으로 전국에 사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랴오닝성의 전직 고위인사가 600억원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법정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중국매체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톈진(天津)시 제1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랴오닝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당조 부서기 및 부주석, 랴오닝성 부성장을 지낸 류궈창(劉國强)의 수뢰 혐의 1심 재판을 열었다.
류궈창은 랴오닝성 번시(本溪) 출신으로 철강기업인 번시철강그룹 사장과 번시 시장을 거쳐 2001년 랴오닝성 부성장에 오른 인물이다.
류궈창은 2006~2020년 직무상의 편의를 이용해 타인의 기업경영 및 승진에 도움을 줬고, 총 3억5천여만 위안(약 639억원) 상당의 재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는 2017년 1억4천여만 위안(약 265억원)을 수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랴오닝성 전 당서기 왕민(王珉)보다 많은 액수다.
류궈창의 조사 소식은 지난해 7월 공개됐으며, 그는 올해 1월 당적을 박탈당하고 체포됐다.
류궈창은 수뢰 혐의 외에 보안 규정 위반은 물론, '정치적 사기꾼'을 맹목적으로 믿고 거액을 들여 관직을 사려다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류궈창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죄를 인정하고 참회의 뜻을 밝혔으며, 법원은 추후 선고기일을 정할 예정이다.
류궈창의 재판 소식은 최근 랴오닝성 전현직 고위직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사정당국은 지난달 말 랴오닝성 정협 부주석을 지낸 리원시(李文喜)의 수뢰 혐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그의 당적을 박탈하는 한편 부당 수익을 환수한 바 있다.
또 5월 단둥(丹東)시 공안국장이던 멍웨이(孟?)가 조사대상에 오른 데 이어 최근 그의 상관이었던 선양(瀋陽)시 공안국장 양젠쥔(楊建軍)도 조사대상에 올랐다.
최근 낙마한 인사들은 모두 철강산업으로 유명한 번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르면 리원시는 불법 영리활동을 통해 광업 분야에서 큰 수익을 얻은 바 있다.
리원시가 랴오닝성 공안청장을 맡았던 2000년대 초반 랴오닝성 성장은 시 주석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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