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이번주 코스피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060.51에 마감하며 지난 13일(3,171.29) 대비 3.5%(110.7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25∼29일 5.2%(164.42포인트)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는 한 주간 1,040.78에서 967.90으로 7.0% 떨어지며 작년 9월 21∼25일(-9.1%)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코스피는 4개월여 만에 3,100선을, 코스닥지수는 2개월 만에 1,000선을 각각 밑돌았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는 14거래일 중 10거래일을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달 하락장의 시작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였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가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흔들렸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 등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점도 경기에 대한 '피크 아웃'(정점에 도달) 우려를 낳았다.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이 상승할 때 '긴축'은 증시에 미미한 충격만 주는 반면, 사이클이 하락할 때 긴축은 신흥국 증시에 충격을 준다"며 "달러 강세와 함께 자본 유출(외국인 매도)을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도 백신 접종률이 낮은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8조2천522억원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1,179.6원에 마감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배로 이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의 바닥(Rock-bottom)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11.8배를 밑돈다"며 "현 증시 조정이 펀더멘털이 아닌, 심리·수급적 과민 반응에 기초한 극한의 언더슈팅(단기 급락) 성격이 짙다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대비 코스피의 상대 PER은 평균을 하향 이탈한 상황"이라며 "테이퍼링과 통화정책 정상화의 초반부에 달러 강세 가능성은 미국 대비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 수익률을 하락시킬 요소지만 상대 PER은 이를 거의 반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테이퍼링 논의가 가속하는 국면에서 (투자자는) 달러 강세를 경계하고 있으며 이는 추세적인 외국인의 귀환을 지연시키는 요소"라며 "외국인의 매도와 지수 하락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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