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크뤼시난 장관 "기대에 못미쳐"…미얀마 특사와 저항세력 대화에는 '신중론'
"국민통합정부와도 대화 채널 유지…경제 제재시 일반 시민들만 고통"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미얀마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회원국인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평가했다.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은 "아세안은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못했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지난 4월 24일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대표들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
아세안 의장 성명 형태로 발표된 합의문은 ▲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 인도적 지원 제공 ▲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개 사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최근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을 미얀마 특사로 임명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아세안 정상회의 전에 미얀마 사태 해결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부가 에리안 특사에게 저항세력을 비롯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만나도록 반드시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그는 "군사정부가 특사 파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군정에 맞서 출범한 국민통합정부(NUG)와도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 투자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일부 인권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가 포함됐기 때문에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대평가된 것"이라면서 "만약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더라도 고통받는 것은 일반시민들"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기준으로 미얀마 누적 투자액이 241억달러로 중국을 앞섰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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