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환경·에너지세,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 등으로 기금 마련
소상공인 손실보상, 올해 추경에 담은 1조보다 확대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이보배 기자 = 정부가 내년 예산에 기후대응기금 신설과 에너지 전환 지원 증액 등을 담아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과 백신 구입 예산도 넉넉히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 환경세 1조·배출권 수입 0.7조 등으로 기후기금 설치
22일 관계 부처와 여당 등에 따르면 정부는 탄소중립 지원을 내년 핵심 투자항목으로 설정하고 관련 예산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쓸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기후대응기금 설치의 법적 근거가 담긴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대응법)은 지난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으며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기본법에 따르면 기후대응기금 재원은 매년 교통·에너지·환경세의 7%와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 할당 수입, 정부 혹은 다른 기관의 출연금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3년간 교통·에너지·환경세수는 2020년 13조9천379억원, 2019년 14조5천627억원, 2018년 15조3천349억원이었다.
앞으로도 연 15조원 이상의 교통·에너지·환경세수가 발생한다면 이 중 7%인 1조원 이상의 재원이 기후대응기금에 투입되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 할당 수입은 지난해 2천500억원 가량이었다.
지난해까지는 유상 할당 비율이 3%였으나 올해는 10%로 확대됐다. 2025년까지 10%를 적용한 뒤 그 이후에는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 할당 수입은 지난해의 3배인 7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배출권 유상 할당 수입으로 1조8천억원 가량이 기금 재원으로 확보된다. 여기에 정부 출연금 등을 더해 기후대응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후대응기금과 함께 석탄발전 계절관리제 재정 지원 등 탄소중립 관련 투자를 대폭 늘려 내년 예산에 담을 전망이다.
◇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 올해 추경보다 확대해 편성
정부는 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민생·방역 관련 예산도 준비하고 있다.
영업제한·집합금지 등 방역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을 보상하는 재원은 올해보다 대폭 늘릴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차질 없이 소상공인에 제대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며 관련 예산 규모를 검토 중이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는 손실보상 예산이 1조원 편성됐다. 이는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이 시행된 7월 이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금액이다.
손실보상금은 오는 10월 손실 규모를 파악하고 심사를 진행할 손실보상위원회가 열린 뒤 10∼11월께 본격 지급될 예정인데, 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과 절차 등을 고려하면 올해 피해분 일부에 대한 보상은 내년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이 불가피할 수 있다.
올해 피해분 일부와 내년 피해 대비 등을 고려해 정부는 2차 추경의 1조원보다 많은 손실보상 예산을 내년 예산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 관련 예산도 상당 규모 편성할 계획이다.
특히 당장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등 자영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방역 예산 중에는 백신 구입과 접종 관련 예산을 무게감 있게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향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나 접종 연령 하향 조정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으므로, 백신 예산만큼은 여유 있게 편성해서 코로나 대응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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