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풀어준 죄수에 반인도 테러조직원 포함
"최근 침투 시도 증가…카슈미르서 3명 사살하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인접국에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도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도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분쟁지 카슈미르를 중심으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끊이지 않았는데 아프간 정부 붕괴로 이런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22일 더힌두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인도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과격단체는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라슈카르-에-타이바(LeT) 등이다.
JeM은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자행, 인도 경찰 4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직이다. 조직의 리더 마수드 아자르는 유엔(UN) 테러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LeT는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단체로 전위 조직은 자마트-우드-다와(JuD)다.
LeT의 공동 창설자이자 JuD를 이끄는 하피즈 사이드는 2008년 11월 26일 뭄바이의 호텔 등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테러에서는 미국인 6명 등 160여명이 숨졌다.
인도 정보당국 관계자는 "탈레반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수백 명을 풀어줬는데 이 가운데 많은 이들이 JeM, LeT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곧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 영토 내로 침투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JeM은 탈레반의 작전 지원을 위해 지도부를 파견해왔고, LeT 대원들은 탈레반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차지하자 곧이어 이슬람국가(IS), JeM, LeT 등 이슬람 과격 단체의 많은 대원도 카불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잠무의 라주리 지역을 통한 침투 시도는 최근 이미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카슈미르 남쪽 지역에서 보안 병력이 JeM 대원으로 추정되는 이들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지금은 정전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맞댄 채 각각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으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반감이 큰 곳이다.
이 와중에 연방정부가 2019년 8월 이 지역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전격 박탈하면서 주민의 불만은 더 커졌다.
이후 이곳에는 계엄령에 가까운 통제 조처가 내려졌고 주민 시위와 함께 이슬람 반군의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지난해에만 200여 명의 반군이 인도 치안부대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