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미국, 아프간 철수 후 동맹 안심시키려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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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군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겨냥해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훈련을 진행했지만, 동시에 약점도 노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해군·해병대를 중심으로 17개 시간대에서 1981년 이후 최대 규모의 훈련 'LSE 2021'(Large Scale Global Exercise 2021)을 진행했다. 태평양·대서양·지중해 전투지휘본부에서 2만5천명이 참가했고,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이 투입됐다.
SCMP는 "훈련에 참가한 해군·해병대 부대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흑해와 동부 지중해를 포함해 중국·러시아와의 잠재적 교전 가능성에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1980년대 냉전시기 진행된 군사 훈련 규모와 비슷하다"며 "전문가들은 미국이 여러 전선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려고 한다고 분석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마카오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黃東)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그(미군)들의 행동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미 해군 제3함대 스티브 쾰러 사령관은 이번 훈련을 통해 미국이 세계적으로 군사작전을 통합시키고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SCMP는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기획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동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때에 미국의 일부 약점을 강조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이번 훈련은 미국이 지난 20년간 테러리스트나 게릴라를 상대로 펼쳐온 소규모 전쟁에서 냉전 때처럼 강대국과의 전면전으로 초점을 재조준하려는 최근 수년간의 노력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처참한 철군 이후 위신이 떨어진 상황에서 동맹들에 미국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존 얼 하이튼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지난해 대만을 위한 전쟁을 포함해 여러 시나리오의 기밀 워게임을 진행한 결과 미국이 즉각적인 통신 두절과 같은 취약성 때문에 비참하게 패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저우천밍은 "(그럼에도) 미국은 대만을 비롯해 동맹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미국의 이익에 기여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최근 훈련은 미군이 세계적으로 드문드문 주둔해있으며 동맹 없이는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언제나 두개의 중간급 강대국과 동시에 두개의 전선을 형성해 모두 승리하는 계획을 세워왔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결코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 대처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훈련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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