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 남기고 사망…아내 "논란 때문에 접종 주저, 나처럼 후회 말라"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고 젊은이들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30대 남성이 자녀 셋을 남기고 코로나19로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시 타이드모어(36)가 지난 11일 북 앨라배마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지난달 20일 직장에서 퇴근 후 가벼운 기침 증상을 보인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다.
자녀 셋을 둔 그는 21일 37번째 생일을 앞둔 상태였다. 그의 아내 크리스티나(35) 역시 코로나19에 걸렸으나 현재 회복 중이다.
타이드모어 부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 비교적 젊은 나이로 코로나19 위험군이 아니며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19 및 백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는 이유였다.
그의 아내 크리스티나는 "백신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쟁이 일어나면서 누굴 믿어야 할지 몰랐다"며 "지금이라면 백신을 맞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36세, 나는 35세이고 세 자녀가 있다. 이런 상황을 누구도 겪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는 젊은이도 코로나19의 위험성 앞에는 예외가 아니라며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그는 "조시는 건강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활동적이었으며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며 "여러분은 나 같은 후회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앨라배마주는 반(反)백신 정서로 접종률이 낮은 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2일 현재 앨라배마주의 접종률은 36.3%로 미국 최하 수준이다.
앨라배마 지역 의사들은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젊은이와 어린이들의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앨라배마주 보건부 스콧 해리스 장관은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며 "앨라배마주 노년층의 대다수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만큼, 이제 젊은이들이 코로나19 취약계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보건부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주 전체 코로나19 사망 환자 가운데 25∼49세가 14%, 50∼64세가 2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4주간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5세 이하는 6%, 5∼17세는 17%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한 어린이는 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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