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니 대통령 "귀국 논의 중" 언급 후 탈레반이 '허용' 발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탈레반이 국외로 대피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사면했으며, 귀국을 허용한다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의 발언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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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파키스탄 지오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고위 지도자이자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는 전날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카니는 "우리는 아슈라프 가니,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함둘라 모히브 국가안보보좌관을 용서했다"며 "탈레반과 세 당국자의 반목은 종교에 바탕을 두고 있었을 뿐, 이제 체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니 대통령의 귀국을 허용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우리와 전쟁에 참전했던) 장군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용서한다"고 강조했다.
하카니는 "적들이 '탈레반이 복수할 것'이란 선전을 퍼트리고 있다"며 "타지크인, 발로치, 하자라족, 파슈툰족 모두 우리의 형제다. 모든 아프간인은 형제라서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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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니는 아울러 "신은 탈레반에게 전쟁 전리품으로 (미군) 무기를 줬다"고 기뻐했다.
그는 "포용적인 아프간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며 "고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프간 정부를 구성할 것이고, 대중을 결집하는 사람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카니는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중 하나로, 1970년대 후반 이 조직을 세운 잘랄루딘 하카니의 형제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서 탈출할 때 이를 지원했고,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 피난처와 훈련 등을 제공했으며 여러 테러 사건을 배후 조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는 2012년 하카니 네트워크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2011년 칼릴 알라흐만을 특별지정 국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하카니는 탈레반의 재집권 후 이달 19일 카불 최대 이슬람 사원에서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카불 입성'을 알렸다.
그는 미국과 유엔 테러리스트 명단에 모두 올라 있으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새로 꾸릴 정권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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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1일 오후 트위터 등 SNS에는 가니 대통령의 친동생 하슈마트 가니(61)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했고, 이 자리에 하카니가 참석한 장면이라는 동영상이 퍼졌다.
가니 대통령의 동생 하슈마트 가니는 정치인이자, '가니 그룹'이라는 사업체의 회장으로, 가니 그룹은 아랍에미리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군한 뒤 해외로 달아나 아랍에미리트에 체류 중이다.
그는 18일 SNS를 통해 공개한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울러 "귀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가니 대통령이 돈을 가지고 대피했다가 귀국을 논의한다더니, 탈레반은 귀국을 허용한다고 하고, 동생은 탈레반에 충성맹세라니.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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