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굴욕에다 코로나 장기화…중간선거 앞 바이든 '대형악재'

입력 2021-08-24 15:28  

아프간 굴욕에다 코로나 장기화…중간선거 앞 바이든 '대형악재'
트럼프·공화당 일찌감치 '심판론'…의회 과반확보 어려울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가 확실시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시련이 깊어지고 있다.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내년 가을이나 돼서야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발언을 인용,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한층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앞서 이날 공영라디오 NPR과 인터뷰에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전제로 "2022년 가을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이것(코로나바이러스)을 잘 통제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CNN과 인터뷰에선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9천만명의 사람 가운데 압도적 다수가 백신을 맞는다면, 2022년 봄에는 질병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설사 내년 봄까지라 하더라도 델타 변이 화산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안정적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초대형 악재라는 게 중론이다.
당장 올해 안에 일상으로 복귀가 어려워지며 누적된 코로나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정서적 좌절과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는 결국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이어져 보수 성향 강화로 귀결될 수 있다고 CNN은 분석한다.
코로나를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종식시키고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 회복을 노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부흥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미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아프간 철군과 코로나19 대응 모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실패했다면서 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정권 심판의 성격을 띠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달아 발생한 이 같은 외생 변수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손쓸 도리도 마땅치 않은 힘겨운 장애물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저조하고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주들을 중심으로 힘겨운 선거전을 벌여야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부분적 승리를 자축한 것이 지나치게 빨랐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NBC방송의 지난 14~17일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49%로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지난 16일 조사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낮은 46%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가 상대적으로 치명률은 낮은 만큼,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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