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외무는 "미군 중앙아 배치, 아프간 난민 중앙아 수용 반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무력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달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개최한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우리는 아프간 내정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 더구나 모두가 모두를 상대로 싸우는 아프간 분쟁에 우리 군대를 투입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 소련은 아프간에 주둔한 경험이 있으며 우리는 그곳에서 필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부연했다.
옛 소련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반군과 전쟁을 치렀으나 끝내 승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슬람 급진 무장조직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아프간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를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중앙아에서 미군을 보고 싶지 않다"며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중앙아 국가들에 미군이 배치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옛 소련권 안보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동맹국들과 특정 회원국 내 외국군 수용을 위해선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합의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CSTO는 지난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처하고 필요할 때 이 나라를 폭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군을 중앙아에 배치하는 것은 동시에 미군을 받아들인 국가들이 스스로 외부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대테러전을 시작하면서 중앙아 국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미군 기지를 건설해 이용한 바 있다. 그러다 2005년과 2014년 양국 기지를 차례로 폐쇄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러시아는 아프간 주둔 미군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군과 협조한 아프간인들을 임시로 중앙아 국가들로 보내려는 계획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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