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서사하라 영유권 및 국경 문제로 수십 년 동안 반목
알제리, 90명 사망 산불 방화 배후로 모로코 지원받는 단체 지목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중해 연안의 북아프리카 국가 알제리가 국경을 맞댄 모로코와 단교를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람탄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모로코가 적대행위를 했다며 이날부터 국교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그가 대독한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 성명은 "모로코 왕국은 알제리를 겨냥한 적대 행위를 멈춘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테분 알제리 대통령 측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알제리를 향한 모로코의 끊임없는 적대행위는 양국 관계의 재고를 필요로하게 했다"며 "모로코와 접한 서쪽 국경의 보안 강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천427㎞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양국은 서사하라 문제와 국경 문제 등으로 수십 년간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양국 국경은 1994년 이후 굳게 닫혀있다.
모로코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서사하라 영토의 상당 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알제리는 서사하라의 독립을 추구하는 '폴리사리오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주재 모로코 대사가 지난달 알제리 북부 카빌리 지역의 자결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발언해 알제리의 반발을 샀다.
알제리는 최근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산불이 방화에 의한 것이며, 그 배후에 모로코의 지원을 받으며 자국 북부 카빌리 지역의 자치 운동을 펴온 '카빌리 자결'(MAK)이 있다고 주장했다. 알제리는 MA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지난 9일 발화한 알제리 북부 산불로 최소 90명이 사망했으며 수만 헥타르의 삼림이 잿더미가 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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