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선 좌파 보리치·중도우파 시첼, 선두 다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남미 칠레의 대통령 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는 11월 21일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지난 23일(현지시간)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총 9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고 칠레 언론들은 보도했다.
여당인 중도우파연합에선 무소속의 세바스티안 시첼(44) 전 사회개발장관, 좌파연합에선 학생 지도자 출신의 가브리엘 보리치(35) 하원의원이 지난달 각각 경선을 거쳐 후보로 확정됐다.
중도좌파연합은 이보다 늦게 경선을 치러 기독민주당 소속 야스나 프로보스테(51) 상원의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9명 중 유일한 여성 후보다.
이들 주요 정당 후보 외에 이미 세 차례 대선에 도전한 바 있는 진보당의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48), 역시 대선 경험이 있는 극우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마푸체족 출신 디에고 앙칼라오(40) 등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19년 10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불붙인 대규모 시위가 칠레 사회를 뒤흔든 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다.
30명 넘는 사망자까지 낸 격렬한 시위를 통해 시민들은 칠레의 뿌리 깊은 불평등에 항의하며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고, 이는 새 헌법 제정 결정과 제헌의회 선출로 이어졌다.
새로 뽑힐 대통령은 새 헌법 제정을 앞두고 변화의 기로에 선 칠레를 이끌게 된다.
시위 사태를 거치며 중도우파 세바스티안 피녜라 정권에 대한 반감도 높아져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로서는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후보 등록 마감 전 여론조사들에선 보리치와 시첼이 박빙의 선두 다툼을 벌였다.
정치평론가 케네스 벙커는 로이터에 "현시점엔 어떤 예측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결선 투표에서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측하며, 변화를 향한 요구가 결선에서 좌파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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