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 상승률도 1.4%→1.5%, 내년 성장률 3.0% 그대로
4차유행 타격, '수출·온라인소비·재정지출로 상쇄' 판단한 듯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성서호 기자 =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불구,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유지했다. 수출 호조와 온라인 소비 증가, 정부의 재난지원금 등 재정 정책 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회복 등을 반영해 2.1%로 올려 잡았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은 4.0%로,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크게 확대되면서 4분기 이후에는 경제활동 제한이 점차 완화할 것을 전제로 했다.
한은의 이번 전망은 7월 초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코로나19 4차 유행과 강화된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 회복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관련 최신 지표들을 보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7월 신용카드 승인액(14조517억원)은 6월보다 2.3%, 작년 같은 달보다 7% 각각 늘어 내수 회복세가 이어졌다. 백신 접종 확대와 온라인 구매 증가 등이 소비 위축을 막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9%나 늘었고, 4차 대유행 속에서도 7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4만명 이상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700억달러에서 820억달러(상품수지 710억달러, 서비스·본원·이전소득수지 110억달러)로 늘었다. 내년 흑자 규모는 700억달러로 전망했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는 작년과 비슷한 4%대 중반을 기록하고, 2022년에는 3%대 후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도 제조업 업황 BSI(95)는 7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지만,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은 휴가철 특수 등으로 오히려 2포인트 높아졌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될 34조9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도 한은이 경제 전망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 4차 유행으로 자영업자 대면서비스 소비 등이 줄어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수 있지만, 재난지원금 등 정부 재정 효과로 4.0%의 성장률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0%였던 내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에도 변화가 없었다.
한은은 향후 성장 경로에서 국내외 감염병 확산세 심화,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글로벌 공급 차질 회복 지연 등을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고용 전망은 더 밝아졌다. 한은은 종전 전망에서는 올해 14만명 취업자가 늘 것으로 봤으나 이번에는 20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내년에는 총 24만명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1%로 0.3% 포인트 높아졌다.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2%를 웃돌고 있는 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른 생산자물가지수 등을 한은이 확인하고 예상보다 강한 물가 상승세를 인정한 셈이다.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도 큰 편이다.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2.4%)은 2018년 12월(2.4%) 후 2년 8개월 내 가장 높았다. 커진 물가 상승 기대는 생산자의 가격 결정 등에 영향을 미쳐 결국 실제 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4%에서 1.5%로 0.1%포인트 상향조정됐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2%, 1.5%로 전망했다.
shk999@yna.co.kr,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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