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00여 명, 현지인 조력자 340여 명 AZ 백신 맞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백신 접종을 못 해서 불안했었는데 이제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집트에 거주하는 한인 대부분이 현지 대사관의 도움으로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쳤다.
이집트 보건부는 지난 24일 카이로 남쪽 베니수에프에 있는 삼성전자 생산공장, 25일 뉴카이로 한국학교에 이어 26일 카이로 시내 한인회 사무실에서 한인 사회를 위한 특별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현지 교민과 주재원 등 한인 200여 명은 물론 이들과 함께 일하는 현지인 340여 명이 이번 특별 접종을 통해 백신을 맞았다.
백신 종류도 한국에서 승인된 아스트라제네카(AZ) 제품이 배당됐다.
1회차 접종을 마친 교민 추지수(30)씨는 "백신 접종을 못 해 불안했었는데,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른 교민 김상학(48)씨도 "여러 차례 이집트 보건부 사이트를 통해 접종 등록을 했지만,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특별접종을 통해 백신을 맞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인사회를 위한 특별 접종은 현지 한국대사관(대사 홍진욱)의 적극적인 요청을 이집트 정부가 받아들여 성사됐다.
그동안 한인들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현지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접종을 하지 못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1억이 넘는 이집트의 백신 1회차 접종률(8월 25일 기준)은 5% 수준이다.
한인들은 지난 4월부터 이집트 보건부 웹사이트를 통해 접종 신청을 했지만, 몇 달간 접종 통보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야 일부 한인들이 접종 통보를 받았지만, 접종 장소가 카이로에서 차량으로 무려 5시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배정돼 난감한 상황이었다.

주이집트 대사관은 할라 자예드 이집트 보건장관에게 이런 애로사항을 직접 전하고 협조를 요청,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특별접종 약속을 받았다.
또 한인회(회장 조찬호)는 한인 커뮤니티 내 백신 수요 조사를 하고 접종 준비를 하는 등 손을 보탰다.
홍진욱 대사는 "한인사회에 대한 특별 접종은 이집트 내 한인사회의 모범적 활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양국 간 우호관계 등이 고려된 결과여서 뜻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집트에 대한 지원을 이어왔다.
지난해 5월에는 현금 20만 달러(약 2억3천만 원)를 긴급 지원했고 11월에는 무상원조 프로그램을 통해 이집트 샤르키아주(州)의 살히야 공공병원에 CT(컴퓨터단층촬영) 스캐너, 산소탱크 등 의료 기자재를 전달했다.
또 12월에는 총 50만 달러(약 5억8천만 원) 규모의 진단 키트와 KF94 및 KF80 마스크 등 의료물품도 지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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