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탈레반은 이제 쓰라린 현실…대화할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바깥에서 발생한 폭발을 끔찍한 테러 공격이라고 규탄하면서 테러가 부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끔찍한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카불 공항 인근 폭발에 대해 매우 우려하며,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현재의 불안정한 상황이 테러의 부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카불 공항으로 안전한 경로를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카불 공항 바깥에서는 자살 폭탄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잇따라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13명 이상이 숨지고 60여 명이 부상했다.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AP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은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는 이날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시켜야 하는 아프간인이 아직 수백 명에 달한다며, 대피를 위해 탈레반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극도로 긴박한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치안이 악화해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이날 카불 공항을 이용한 군 항공기 대피 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안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독일 연방군은 전날까지 카불 공항을 통해 군 항공기로 약 5천여 명을 대피시켰다. 대부분은 독일 정부의 아프가니스탄인 현지 협력직원이지만, 독일 국적자도 500명 이상 포함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연방의회 국정보고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은 "이제 현실"이라며 "새로운 현실은 쓰라리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이 지난 20년간 쌓아 올린 것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탈레반과 대화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28∼30일까지로 예정됐던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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