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중국 잇는 와칸회랑, '신장 독립세력' 도화선 될까

입력 2021-08-28 14:15  

아프간-중국 잇는 와칸회랑, '신장 독립세력' 도화선 될까
중국,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 침투 가능성 경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서 재집권함에 따라 아프간과 자국을 잇는 '와칸회랑'(Wakhan corridor)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신장자치구)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 세력이 와칸회랑을 통해 침투하거나 이곳을 거점으로 신장자치구 독립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와칸회랑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와칸회랑은 아프간 북동부 바다흐샨주(州) 동쪽에 위치한 남북 16∼22㎞, 동서 350㎞에 달하는 회랑지대를 말한다.
위쪽으로는 타지키스탄, 아래로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동쪽은 약 74㎞의 국경선을 따라 중국 신장자치구와 연결된다.
와칸회랑은 19세기 대영제국과 러시아제국이 중앙아시아를 놓고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역사적 산물이다.
인도를 향해 남하하던 러시아제국과 대영제국 간 완충지 역할을 한 곳이 바로 와칸회랑이다.
대영제국은 러시아제국의 인도 진출을 막기 위해 1893년 아프간과 협정을 맺고 아프간과 인도(현 파키스탄) 간 국경을 와칸회랑을 사이에 두고 '기형적인 형태'로 설정했다.
중국은 ETIM이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을 계기로 와칸회랑을 통해 신장자치구에 침투하거나 이곳을 근거지로 신장자치구 분리독립 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ETIM은 신장자치구에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독립국을 세우려고 1990년 설립한 단체다.
이 단체는 2014년 신장자치구에서 폭탄테러를 한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테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20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에는 ETIM 무장세력 5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바다흐샨주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탈레반에 ETIM을 지원하지 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대부분 장악한 7월 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을 톈진(天津)에서 만나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ETIM과의 '명확한 관계 단절'을 요구했다고 SCMP는 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카불 국제공항 주변에서 저지른 테러를 규탄하면서도 유엔 안보리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ETIM을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비난하면서 ETIM에 관심을 표명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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